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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콜로퀴움

뉴턴의 무정한 세계 - 우리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과학사 (This talk will be given in Korean)

본문

" 『뉴턴의 무정한 세계』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근대 과학을 상징하는 뉴턴과 이광수의 소설『무정』을 연결하였다. 그래서 뉴턴이 발견한 세계와 개국 이후 이광수가 직면한 세계를 대비시켰다. 뉴턴은 세계가 무정한 기계와 같이, 법칙에 따라 작동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신이나 알고 있다고 여겼던 세계가 뉴턴에 의해 모두 예측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인간이 세계의 원리를 알아냈다는 자신감은 유럽을 근대사회로 변화시켰다. 그런데 1910년대 이광수가 접촉한 서양의 근대과학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 삶의 뿌리를 해체시키는 무정 잔혹한 세계였다. 이때 이광수는 우리가 과학을 모른다고 한탄했는데,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과학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 서양의 근대과학은 ‘뉴턴의 무정한 세계’였던 것이다.


식민지 지배는 서양 과학과 기술을 우리 토양에 맞게 소화하고, 그 경험과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았다. 우리는 식민지 시기를 거치면서 과학과 기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뉴턴과학이 어떤 내용인지, 뉴턴과학이 어떻게 보편적 진리가 되었는지, 과학혁명과 근대 과학의 출현이 유럽의 역사에서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유럽이 어떻게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는지, 서양인들이 가지고 있는 과학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우월감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등등에 대해 잘 모른다. 그동안 과학을 우리 정서에 맞게 해석하고, 과학이 생산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과학기술을 모르면서 과학기술을 믿는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일단 우리가 모르는 과학과 기술은 경계해야 한다. 과학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고 유럽의 역사와 사회 속에서 생산된 지식이다. 유럽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이 되었고, 다양한 가치체계에 의해 기획된 결과물이었다. 서양인들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역사적 진보라고 주장하지만, 그들의 제시했던 근대화, 산업화, 경제성장이 우리 삶을 진정으로 발전시켰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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