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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새 정부에 바란다] ICT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정책 과제 (물리 임지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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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 6,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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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1개 없애면 3개 생겨… ICT산업 키우려면 규제 양산부터 막아야"

입력 2017-10-15 19:20 수정 2017-10-15 23:38

국내 대표 지식인 100명으로 구성된 FROM 100과 한국경제신문사는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새 정부의 정책 과제: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정책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장인수 핸디소프트 대표, 김태철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부 교수, 조신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김명자 보우실업 대표,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FROM 100 대표), 임지순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구태언 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전략연구실장,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융합산업 활성화를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래 일자리와 성장동력 확충에 ICT산업을 적극 활용하려면 산업 간 칸막이를 허물고 부처별로 양산되는 규제를 통제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견 학자와 신(新)산업 전문가가 주축이 돼 설립한 민간 싱크탱크 FROM 100과 한국경제신문사가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한국생산성본부 대강당에서 연 ‘새 정부의 정책 과제’ 토론회에선 ICT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정책 과제에 대한 제언이 쏟아졌다.

“중복 규제로 인한 시간·비용 손실 여전”

정부는 지난 11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혁신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선언적 구호만 난무할 뿐 구체적인 청사진과 실행 계획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구태언 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특정 분야에서 실효성 없는 낡은 규제 100개를 없애면 또 다른 규제 300개가 새로 생기는 게 현실”이라며 “규제를 양산하는 입법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들이 경쟁적으로 ‘보여주기식’ 법안을 발의하다 보니 규제 생산 단계에서부터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구 변호사는 “법률엔 한 줄뿐인 사항에 대해 시행령을 통해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 규제가 한번에 쏟아져 나온다”며 “입법 기간을 충분히 두고 시장과 소통·논의해 시행령까지 함께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처·산업별로 생산·관리되는 규제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기존 산업과 기술 간 융합을 통해 신산업을 창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규제가 설정된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영업 방식이 등장한다”며 “이렇게 되면 동일한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영역이 다른 새로운 서비스가 고안될 때마다 여러 개별법령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자율주행자동차는 산업통상자원부(기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주파수), 국토교통부(운행), 경찰청(시범운영) 등으로 소관 부처가 나뉘어 각각 다른 규제를 들이대는데 이런 중복 규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 지원 아니라 인프라 확충에 주력해야”

‘원칙 허용, 예외 금지’의 네거티브 규제 방식은 모든 법령의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실효성이 높은 대안적 규제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전략연구실장은 “소관 부처의 법 규정이 미비해 인허가가 어려운 건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임시 허가를 의뢰하도록 규정을 바꾸고 기존 규제로 사업화나 시장 출시가 어려운 신기술·융복합 분야엔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규제 특례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갈등 조정자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는 조언도 많았다. 임지순 포스텍 물리학과 석학교수는 “신기술을 적용한 신규 사업자와 기존 산업 이해관계자 간 갈등과 충돌은 갈수록 많아질 것”이라며 “정부가 갈등 사례를 유형화하고 유형별로 갈등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일정한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정 지원이 아니라 인프라 확충에 신산업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신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연구개발(R&D)과 창업자금 지원 등 수치에 얽매인 퍼주기 식 산업정책은 4차 산업혁명에 맞지 않다”며 “기존 사업자와의 충돌을 감수하고 정부가 일관된 산업 활성화 의지를 내보일 때 ICT 기반의 혁신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FROM 100은

학자·신산업 지식인 100명 한경과 10차례 연속 토론회

FROM 100은 한국 대표 지식인 100명으로 구성된 민간 싱크탱크다. 미래(future), 위험(risk), 기회(opportunity), 행동(movement)의 머리글자에 100인으로 구성됐다는 의미의 숫자 100을 붙였다.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FROM 100 대표) 주도로 2016년 10월 출범했다. 연구력이 왕성한 중견 학자와 신(新)산업부문 젊은 지식인이 주축이다.

한국경제신문사는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FROM 100과 문재인 정부의 정책 과제를 주제로 연속 토론회를 열었다. ‘벤처 활성화와 정보기술(IT)·금융산업’ ‘4차 산업혁명 연구개발(R&D) 전략’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고령화 정책’ ‘지역 균형발전 전략’ ‘소득 주도 성장’ 등을 주제로 정부가 추진해야 할 올바른 정책 방향과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다뤘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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