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 “창의체험-수상 건수 등 숫자는 전혀 세지 않아 교실수업 충실도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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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7 / 1,987Li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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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스펙 분석]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사진)은 1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은 좋은 제도인데 대학마다 운영 노하우나 기반이 달라 (스펙을 쌓으면 된다는) 오해가 생긴다”며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은 완전한 정성평가(주관적 기준에 의한 평가)”라고 말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도입한 이유는….
“2012년까지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이었다. 이때는 내신 1등급인 A고 학생이 1.5등급인 B고 학생보다 공부를 잘한다고 봤다. B고에는 과학 두 과목을 듣는 학생이 적어 1등급을 받기 어려운 조건일 수 있는데도 무조건 내신이 높으면 유리했다. 서울대에 합격시키려고 상위권 학생에게 성적을 밀어주는 등 교육을 왜곡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그래서 학생부종합전형은 단순히 등급, 등수를 보지 않고 숨은 ‘맥락’을 읽는다.”
―맥락을 읽는다는 건 무슨 뜻인가.
“서울대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부에서 제일 먼저 보는 건 과목별 원점수와 등급 등이 나온 페이지다. 쉬운 과목을 들어 성적이 좋은 건지, 소수가 들어 성적은 나쁘지만 제대로 공부했는지 본다. 또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보면 학생이 수업에 어떻게 참여했는지 알 수 있다. 배운 것과 관련한 궁금증을 동아리나 독서 등을 통해 해결했다면 성적은 조금 나빠도 학업 태도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3학년 때 성적이 갑자기 나빠졌는데 그 시기에 상을 당했다면 2학년 때 성적을 더 보기도 한다.”
―객관적인 수치가 중요하지 않은가.
“입학사정관 26명이 학생부 맥락을 파악하기도 바쁘다. 창의적 체험활동 몇 회 같은 숫자는 세지 않는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제대로 운영되면 절대 학생에게 부담이 아니다.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하면 입시는 자동으로 해결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모든 대학이 정성평가인가.
“대학마다 다르다. 서울대는 2000년부터 입학사정관을 양성했다. 사정관이 26명인데도 한 학생의 학생부를 여러 번 보다 보니 부담이 크다. 만약 사정관이 학생부를 한 번 보고 끝내면 정성평가가 아니라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 학생부종합전형을 무조건 확대하면 솔직히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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